[사돈 우리 같이 삽시다]
한 지중 아래 사돈이 함께 살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서로를 “사돈 각하”라고 부르며 살고 있는 안채천 씨와 허찬복 씨입니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가족들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사돈은 아침 식사를 챙깁니다.
친정아버지인 찬복 씨는 여든한 살에도 학교 안전지킴으로 근무하며 자외선 차단제, 미백제, 수딩젤까지 크림만 네 가시를 바르는 멋쟁이지만 시아버지 재천 씨는 사돈이 기생 오라버니 같다며 어두운 옷을 입으면 새벽길에 위험다하며 밝은 옷을 입으라고 걱정합니다.
제천 씨는 사돈의 출근을 배웅하고 나서 분리수거와 설거지 등 집안 살림을 합니다. 이렇게 함께 산지 5년 동안 친구처럼 부부처럼 지내는 사돈. 신문지 깔고 앉아 미리 맞대고 파를 다듬고 빨래도 같이 개고 장도 같이 보로 다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잘 맞는 것은 바로 막걸리 마시기입니다.
집안일에는 조금 서툰 찬복 씨지만 사돈을 챙기는 것은 자식들보다 더 살뜰합니다. 무릎이 아픈 사돈을 위해서 보물창고 옷장에서 꺼낸 족욕기에 족욕을 시켜 주고 생전 아내가 쓰던 받짇 고리함을 꺼내 사돈의 구멍 난 바지도 꿔매 줍니다.
사돈은 상견례 때부터 마음이 맞아 칠순 여생도 함께 다녀왔을 정도인데 과연 어떻게 바깥사돈만 함께 살게 된 것일까요?
시아버지 재천 시는 맞벌이하는 아들 며느리를 위해 아내와 함께 손주를 돌보기 위해서 전주와 군포를 오갔습니다. 친정아버지 찬복 씨는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에서 31년 동안 교사로 근무했고 은퇴를 하고 아내와 함께 노후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5년 전, 영경 씨의 친정어머니께서 암으로 세상을 떠나며 “네가 외동딸이니 아버지를 잘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먼저 아들 집에 계시던 시부모님께서도 흔쾌하게 혼자된 사돈을 맞아 주셨고 그렇게 3대가 군포에서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년 뒤 시어머니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먼저 혼자 된 슬픔을 겪었던 찬복 씨가 사돈의 위로가 되 주었습니다. 혼자된 서로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돈은 이제 눈빛만 봐도 안다는 깐부가 되었습니다.
최근에 찬복 씨의 눈치가 이상합니다. 자꾸만 “비둘기 두 마리 보금자리”를 말하더니 “J에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돈에게만 누군가의 사진을 보여 주고 단둘이만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든 한 살 찬복 씨는 지금 핑크빛 로맨스를 꿈꾸고 있습니다.
아들 안상현 씨와 외동딸 허영경 씨, 25년 경력의 베이스 기타 연주자 상현 씨는 가족 살림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음악 활동이 줄어 손에 물기가 마를 날이 없을 정도로 가정일을 하고 있습니다. 두 아버지를 위해 요리를 하며 집밥의 대가가 되었습니다.
무용 강사였던 영경 씨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섯 식구의 가장이자 아른들 흥을 돋우는 오락부장으로 두 사돈은 매일 팔순 잔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팔순 잔치를 해드리지 못해 1박 2일 가족여행을 떠납니다. 두 할아버지를 위햇 아들 며느리에 손주들까지 축하공연을 준비합니다.
착한 엄마 아빠 밑에서 보자 자란 서현, 서진이도 신성 고운 손주들입니다. 손녀 서진이는 친할아버지가 전주에 내려갈 때면 거음 5000원을 차비로 챙겨드리고 손자 서현이는 외할아버지와 말투까지 닮아가는 예비 중학생입니다.
요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방이 부족한 것입니다. 두 아버지가 각방을 사용하고 있어 네 식구는 5년째 한 방에서 살고 있습니다. 손주들은 공부방이 없어 할아버지들이 주무시고 난 후에 식탁에서 공주를 하고 있어 자기 방을 가지고 싶어 하는 부부의 고민이 깊어만 갑니다.
친정아버지 찬복 씨는 다달이 연금과 학교 안전지킴이 월급으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살림을 합치면서 대가족 생활비를 보태고 있는데 치줄이 점점 늘어 가계부를 쓰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고 좁은 방에 중학교에 올라가는 손주 책상까지 놔야 하기에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시아버지 재천 씨가 오랜만에 전주 집에 내려간 사이 적적한 집안에서 딸 사위와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하던 찬복 씨는 독립선언을 하고 숨겨 왔던 그녀의 목소리를 공개합니다.
재천 씨는 전주만 오면 다리가 안 아프다며 고향 친구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혼자 지내는 밤은 쓸쓸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며칠 만에 다시 짐을 싸서 올라옵니다.
열 살부터 여든한 살까지 3대가 함께 살며 함께라서 살 맛 난다는 사돈, 재천 씨와 찬복 씨. 오늘도 주거니 받거니 막걸리 한 잔에 “사돈 우리 앞으로도 행복합시다”라는 인사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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