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전남 진도, 아직 눈이 내리고 있지만 이곳 바나나 하우스의 문을 열면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열대림이 우걱진 초록빛 세상으로 농익은 달콤한 향까지 나는 곳입니다.
바나나 농장에는 올해 40년 차 농사꾼인 김영걸 씨가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3000평 규모의 논에 비닐하우스와 작업장을 짓고 700여 그루의 바나나를 심었습니다. 영걸 씨는 농사도 남들보다 조금 앞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1년 큰아들 서용 씨와 6개월 전 작은아들 서진 씨까지 와서 아버지와 함께 바나나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김영걸 시는 1988년 바나나 농사를 지어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태풍으로 하우스가 망가지고 수입자유화로 가격까지 폭락해 바나나 농사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큰아들이 귀농하면서 다시 바나나 농사에 도전하게 된 것입니다.
영걸 씨의 좌우명은 “고생을 낙으로 삼아라”로 가난한 집에 9남배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2년 동안 공장 일을 하면서 사고로 손가락 한 마디를 잃고 다시 진도로 돌아왔습니다.
1980년대 한창이던 진도 간척사업에 뛰어들어 땅을 일궜고 남보다 빨리 농사를 기계화해서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바나나 농사에 실패를 하고 난 뒤부터 계속 논농사를 하고 있었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도전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두 아들이 차례로 귀향을 하게 되면서 바나나 농사에 재도전을 하고 축사를 지어 소도 들여왔습니다.
하우스 수로에 새우를 키우고 땅에 지렁이를 놓아 키울 생각까지 지금까지 생각만 했던 것들을 불도저처럼 밀어 붙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정적인 아버지를 따라가야 하는 형제는 벅차기만 합니다.
서울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서용 씨와 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다 졸업도 하지 않고 진도로 돌아온 형제, 이렇게 세 명뿐이더라도 상하 관계는 확실합니다. 평생 농부로 살라온 영결 씨는 초보 농부 두 아들에게 항상 폭풍 잔소리를 하고 농부로 “주인 정신”을 주문하며 삽질부터 가르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 신세대와 자기 말이 무조건 정답이라는 구세대, 아버지는 여전히 두 아들이 못마땅합니다. 세대 간 불협화음으로 계속 아슬아슬한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낮에는 불호령을 하는 아버지도 밤에는 일하느라 고생한 아들을 위해 아궁이 군불을 때 줍니다.
삼부자는 바나나 첫 수확을 하기 위해서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두기도 했지만 아직 판로가 다양하지 않아 홍보도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후숙 방법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두 아들에 이혼한 영걸 씨까지 남자 셋의 살림은 점점 엉망이 되어가고 잇습니다. 그래도 근처에 살고 있는 큰어마는 냉장고에 늘 반찬을 채워 넣고 광주에 사는 큰고모는 가끔 방문해 살림살이를 살핍니다.
동네 어르신들은 자신들의 쌈짓돈으로 바나나를 주문하고 덕분에 형제는 마을 곳곳에 바나나를 배달하며 손자 노릇까지 하고 있습니다. 파란 바나나가 노랗게 익어가는 것처럼 진정한 농부가 되어 가고 있는 삼부자를 만나 봅니다.
▶ 팜스윗(진도바나나)
전남 진도군 지산면 보천리 75
010-5739-5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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